17.12.19ㅣSK행복기변, SK기업특판

두괄식으로다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화사기 입니다. 이걸 보이스피싱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기입니다.

혹시나 해서 번호도 적어 둡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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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에 어머니께 'SK행복기변'이라며 SKT를 2년 이상 이용해주신 고객님들 중 대상자를 선정해 저렴한 가격으로 기기변경을 해준다며 전화가 왔다. 난 수영장에 가서 집에 없었고, 엄마가 본인말고 다른 가족이 해도되냐 물어서 좀 힘들긴 한데 해드리겠다 그랬단다. 그래서 내가 집에 있을 오후시간에 전화를 한 번 더 주기로 했다. 전화가 오기 전 엄마가 먼저 전화받았던 걸 얘기해주셨는데 뭔가 느낌이 쎄했다. 그래도 의심반 기대반으로 전화를 받았다.

 

요금약정할인 들어가고, 지원금 할인받고, 처음 4달만 band퍼펙트 요금제 사용해주면 한 달에 기본요금 할부금 등등 포함 총 5만 얼마라고 했다. 거기에 가족끼리 결합된게 있으면 그거 할인도 된다고 했다. 시중가보다 말도안되게 저렴하잖아.

의심스러워서 통화중에도 놋북으로 'SK행복기변'이라는 사기가 있는지 계속 찾아봤다. T월드 홈페이지에도 들어가보고. 검색결과 과거에 그러니까 2011년~2014년 사이에 SKT에서 'SK행복기변'이라는 이름으로 행사가 있었던 것 같다. 그 시기 블로그나 카페글도 있고, 무엇보다 T월드(SK텔레콤 홈페이지)에 'SK행복기변'을 검색하면 몇 개의 게시글이 나오는 걸로 봐서는 확실한듯 하다. 최신글이 없다보니 검색을 했는데도 이 찝찝한 마음이 가시질 않았다.

 

 

망설이고 있는데 계속 주소확인 해드리겠다며 뭔가 서두르는 느낌이 들었다. 속는 것 같은 느낌은 들었는데 확신을 할 수가 없으니 만약 저게 진짜라서 좋은 기회를 놓치는건 아닐까 싶어 일단 주소를 불러줬고, 상담원이 ARS로 주민번호를 입력해달라고 했다. 주민번호까지 입력했는데 뭐가 잘못됐는지 제대로 입력이 안된거. 4~5번 시도했던 것 같다. 이건 엄마하네 맡기고 그 사이에 나는 계속 남아있는 찝찝함을 털어내고자 SK고객센터에 전화했다.

 

기기변경 상담원이 하는 말이 우선 SKT 본사에선 절대로 전화로 기기변경 권유를 하지 않고, 요금약정할인과 지원금을 동시에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애초에 SK행복기변이라며 전화온 곳에선 자기들이 본사가 아니라 위탁업체라고 했었기 때문에 크게 도움이 되는 답변은 아니었다. 그치만 요금약정할인과 지원금을 동시에 지원 받는 것이 불법이라는 것. 이게 확실하니까 행복기변이 사기라는 90%의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SK행복기변 상담원에게

: 방금 SKT고객센터에 전화해봤는데 SK행복기변이라는 건 없다던데요?
상담원 : 네, 고객님 저희는 위탁업체이기 때문에 본사에선 모릅니다.
: 아 네, 그런데 요금약정할인이랑 단말기 지원금이 동시에 적용되는건 불법이라고 하던데 어떻게 다 적용돼서 더 저렴한건가요?
상담원 : 그게 단말기 3년약정으로 들어가고 2년 후에 어쩌고 저쩌고...

 

어쩐지 이상하다 했다. 그럼 그렇지. 결국 약정은 3년이고, 2년 후에 지들이 뭘 해준다 약속하던 간에 지켜질 수가 없다. 지들 말마따나 SK텔레콤 본사도 아닌데 일개 업체가 2년동안 지속될 수 있을지 설령 그 업체가 건실하다해도 진짜 약속을 지킬지 누가 장담한단 말인가.

 

약정 3년이라는 얘기를 듣자마자 이게 사기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던 건 부끄럽지만 사실 내가 이미 같은 수법으로 한 번 당해봤기 때문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때는 4년전. 대학 입학하면서 산 갤럭시S2를 6개월만에 도둑맞고, 저렴하게 산 TAKE LTE가 용량이 너무 적어 심히 폰을 바꾸고 싶던 때였다. 2013년 이맘때쯤 카페에서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SK기업특판입니다."로 시작해서 핸드폰 바꿀 생각이 있냐, 현재 남은 약정금액도 다 지원해주고 직원 구매가로 저렴하게 기기변경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3년 약정이긴 한데 2년 후에 돈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결국 기간은 2년약정인 셈이랬다.

 

너무 핸드폰을 바꾸고 싶은 마음에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덜컥 사버렸다. 며칠 뒤 택배로 핸드폰이 도착했고 잘 사용하고 있었는데 한 달 쯤 지났나? 엄마랑 동생이 나중에 돈을 돌려줘서 할인 받는게 어딨냐고 그거 이상한거 아니냐고 계속 뭐라 그러니까 나도 의심이 스물스물 올라오기시작했다. 그래서 그제서야 검색을 해봤는데 사기라는 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어떡해?.. 

 

처음에 나한테 걸려온 사무실 전화번호, 상담원 폰 번호, 핸드폰 택배왔을 때 같이 동봉돼있던 계약서에 있던 대표자 명함 번호에 다 전화해봤는데 결번. 명함에 적혀 있는 사무실 주소로 로드뷰 검색도 해봤는데 한 빌딩에 여러 사무실을 쓰는 그런 건물이어서 도움이 안됐다.

 

그러고 SKT고객센터에 전화해보니 그런 사기가 있다고 확인사살을 받았다. 그래서 그럼 어떻게 하냐고 이 핸드폰 개통한 대리점 번호는 알 수 없냐고 해서 대리점 번호까지 알아냈으나 그 대리점은 그냥 개통만 해줄뿐 그 사무실과는 아무런 커넥션이 없었다.

 

당시 S4가 최신형도 아니었고 나온지도 좀 됐었는데 그걸 완전 생돈주고 산 꼴이었다. 너무 억울해서 사이버수사대에 계약서랑 상담원과 통화한 내용 음성파일도 첨부해 신고도 했었다. 내가 생각해도 증거가 너무 부족했는데 한참 뒤 전화 온 경찰도 수사에 착수하기에는 증거가 너무 부족하다고 했다. 더는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어서 그래서 그냥 사기당했음을 인정했다. 개객기들ㅗ. 다시 이렇게 곱씹으니 또 짜증나네ㅗㅗㅗ. 덕분에(?) 한 번 당하고 이번은 피했으니 감사해야하는 걸까.ㅋ

 

어찌됐든 그 때 바꾼 S4는 아직도 사용 중이다. 그렇게 수도 없이 떨어지고 변기에도 몇 번 빠지고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아직까지 버텨준게 기특할 따름이다. 아닌가? 그 비싼 댓가를 치르고 산 폰인데 이정돈 해줘야 하는 걸지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기 조심하세요 여러분. ㅠ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