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포장이사 견적 후기 & 체크리스트

시간이 있었으면 단지에서 많이 보이는 이삿짐센터를 꾸준히 살펴 봤을텐데 이사가 급하게 결정되는 바람에 그럴 수가 없었어요. 그렇다고 이삿짐 센터가 식당이나 카페처럼 후기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광고가 너어어어어무 많아서 '정보'라 할만한 걸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나름 인지도 있는 이사 중개 플랫폼들에 견적문의를 넣었습니다.

서경석 이사방, 모두이사, 24story, 영구크린, 24번가, 위매치다이사에 방문견적을 신청했어요. 각 플랫폼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방문견적 신청을 하면 3군데 정도를 추천해줬어요. 추천해준 걸 보고 하고 싶은 곳엔 직접 연락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나 알아두셔야할 것은 이 플랫폼들은 어디까지나 '중개' 플랫폼이어서 문제가 발생해도 어떤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하는 일은 등록된 업체들에 대한 평이 나쁘면 퇴출시키는 그런 수준의 관리였어요.(예외적으로 영구크린에 등록된 업체들은 따로 교육도 받는 것 같더라고요) 평점이랑 리뷰에 대한 것도 즉각적으로 조치가 취해지는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안 좋아야 아웃되는거니 잘 걸러봐야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후기가 차고 넘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솎아내기도 힘들었어요. 그럼에도 플랫폼을 이용한건 일일이 이사업체 번호 찾기도 귀찮았고, 적은 개수라도 후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러 플랫폼에 견적신청을 하다보면 중복으로 추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이사업체가 알아서 처리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사 견적보는건 생각보다 훨씬 더 간단했습니다.

이삿짐 방문견적이 무료라 부담도 없고, 견적도 금방 나오거든요. 궁금한거 물어보고 하면 길어봤자 30분? 그래서 전 6군데 받았어요...ㅎ

'뭘 저렇게나 많이 봤대' 싶으시겠지만 서로 말하는게 조금씩 다 달라서 전 이 정도가 적당했던 것 같아요. 시간이 없고, 기준이 빨리 서신다면 이만큼 안봐도 되겠죠?

 


제일 처음으로 문의한 모두이사는 업체들이 마감돼 하나도 추천받지 못했습니다. 제가 이사가야할 날이 손없는 날인데다 한 달이 채 남지 않아서 첫 의뢰에 마감됐다 그러니 엄한데서 이사하게 될까봐 겁나더라고요.ㅠㅠ

그래서 불안한 마음에 동시다발적으로 넣다보니 여섯 곳에서 견적을 받게 됐어요.ㅋㅋㅋ 저희집 조건(?)은 아래와 같습니다.(참고로 포항지역입니다.)

 

 

포장이사, 35평, 성인 4인가족, 4인용 식탁1, 4인용 소파1, 피아노, 책상3, 퀸사이즈 침대1, 싱글침대2, TV, 거실장, 데스크탑(일체형 PC), 에어컨, 양문형 냉장고, 김치냉장고, 잔짐다수, 시스템창이라 사다리차 불가, 손없는 날

 

  • H이사 : 150만원, 꽉찬 6톤(5톤+1톤), 4~5명(외국인 포함), 사장님 직접, 당일 추가비용 없음, 손없는 날 비용 15만원 포함, 에어컨 설치 별도(+10만원)
  • D익스프레스 : 140만원, 6톤(5톤+1톤), 6~7명(몽골인 포함), 사장님 안오심, 당일 추가비용 없음, 손 없는 날 비용 없음
  • H이사몰 : 240만원, 10톤(5톤+5톤), 7명(고정직원 6명), 사장님 직접, 당일 추가비용 없음, 손없는 날 비용 20만원 포함, 에어컨 설치 별도(+12만원)
  • 영구크린 : 130만원, 6톤(5톤+1톤), 5명(외국인 포함), 사장님 직접, 당일 추가 비용 없음, 손없는 날 비용 10만원 포함, 냉장고 청소, 바닥 스팀청소, 피톤치드 소독
  • 24스토리(김◯◯) : 140만원, 7톤(5톤+1톤+1톤), 5명(고정직원 8명), 사장님 직접, 1톤 추가시 15만원
  • K(대도동) : 180만원, 7.5톤(5톤+2.5톤), 6명, 사장님 직접, 당일 추가 비용 없음, 손없는 날 비용 10만원 포함, 냉장고 청소, 마무리 청소, 에어컨 이전설치시 가스 무료충전(설치비 별도) // 6톤까지 줄인다면 5명에 160만원

 

H이사는 죄송하지만 왜인지 전혀 신뢰가 안간데다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업체와 비교했을 때 더 나은 것도 없는데 개중 제일 비쌌기 때문에 탈락.

 

D익스프레스는 할아버지 사장님이 견적보러 오셨는데 연세가 있으셔서 이사 당일엔 직접 오지도 않으시고, 사람을 쉽게 다루고 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이사하다 문제 생기면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론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나도 엄마도 강하게 받아서 탈락.

 

H이사몰은 후기가 좋았는데 가격이 너무 터무니 없었습니다. 솔직히 저 돈 받고 꼼꼼하게 안해주면 그건 진짜 사기꾼이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짐이 10톤이 안되기때문에 5톤 두대까지는 필요도 없는데 장비를 놀리는게 아까워서 다 동원시키고 비용청구하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 괘씸함. 탈락.

 

포항지역에 영구크린은 두개 지점이 있는데 하나는 평이 진짜 좋았고, 다른 하나는 리뷰가 별로 없었습니다. 2개 있었나? 평 좋은 곳은 통화가 안됐었나 스케쥴이 안됐었나 그랬어서 리뷰가 별로 없는 이 지점에 견적의뢰를 했습니다. 이 사장님은 우선 6톤으로 견적은 내지만 더 나오면 그냥 1톤 몇 번 더 왔다갔다하면 된다. 이 정도는 그냥 해주겠다 하셨습니다. 여기 사장님이 견적내주고 가면서 하는 말 '제일 싸게 견적낸 데서는 하지마세요.' 라고 하셨는데 여기가 젤 저렴했습니다. 뭔가 싶었습니다.ㅋㅋㅋㅋㅋ 자기가 생각해도 본인보다 더 저렴하면 그건 사기다 싶었던걸까요.

 

 

24스토리 여자사장님은 인상은 좋았습니다. 일도 나름 깔끔하게 해주실것 같기도 했고요. 그런데 견적을 7톤 잡아놓고도 1톤 추가될때마다 추가비용이 있을 수 있다는데 이 말인 즉슨 당일날 가서 얼마나 추가금액이 나올지 알 수 없다는 겁니다. 직접 눈으로 견적을 보고도 더 추가될 수 있는데 그게 얼마나 될지 딱 말해줄 수 없다는건 덤탱이 씌우겠다는 의도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탈락.

 

마지막 K. 여기도 H이사몰만큼 평이 좋았습니다. 그럼에도 거기보다 가격은 더 괜찮았죠. 사장님 인상도 나쁘지 않았고요.

 


 

하지만 제가 최종적으로 결정한 곳은 영구크린입니다. 인테리어, 부동산 중개 수수료, 가전구매 등등 관련해서 여러 일들이 있었기에 돈에 자유로울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K 업체와 좀 더 얘기해서 10만원 정도 더 디스카운트 한다해도 영구크린이 비교도 안되게 저렴했고, 비슷한 수준의 다른 업체들은 10만원 더 준다고 그닥 더 잘할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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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견적볼 때 확인하셔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봤습니다.

  • 이사짐 양 (필요 차량 용량)
  • 이사진행 인원수(이 중 고정직원의 수)
  • 외국인 직원 여부(주방 이모님이 외국인인지 꼭꼭 확인), 사장님 당일 직접 여부
  • 이사 시작-종료 시각
  • 버리고 가는 짐들 확실히 말하기 ; 버리는 건데 견적에 들어가면 안되니까요
  • 당일 변경/추가금액 없도록 못박기
  • 준비물 물어보기(종량제봉투 개수 등) ; 미리 확인 안하니 헤프게 쓰고 자꾸 달라그러더라고요ㅡㅡ
  • 에어컨, 정수기 탈부착 여부
  • 업체 무료 서비스 확인 ; 이건 부가적인거니 업체 선정시에 고려하진 않으셔도 돼요, 당일에 해주는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P.S. 다 아시겠지만 이사 전에 셋톱박스, 도시가스(전입/전출), 에어컨 기사님들은 미리 예약하셔야합니다.

미리 안하면 이사 당일 인터넷 안되고, TV 못보고, 온수에 샤워 못하고, 에어컨은 옮기지도 못해요. 이사 업체들이 에어컨을 날라는 주지만 배관과 분리시켜주지는 않기 때문이죠.

아무리 바쁘셔도 꼭 챙기셔야지 안그래도 이사하느라 피곤한데 더 피곤하지 않을 수 있어요.

 

좋은 업체랑 계약하시고, 이사하면서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래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