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문해력은? (feat. 성인 문해력 테스트)

'문해력' 이란 말 들어본적 있으신가요? 문해력이란 단순하게는 글을 읽고 의미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능력, 더 나아가서는 그 글을 읽고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까지 포함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문해력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적인 능력이라 할수 있겠네요.

 

 

뜬끔없이 문해력을 꺼내든 건 얼마 전에 본 EBS의 '당신의 문해력'이란 방송을 보고난 후의 충격때문입니다. 아이들의 문해력이 수업을  따라가는데 어느정도 지장이 있을 정도로 낮아져있고, 갈수록 더 떨어지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때문에 국어 시간엔 말할 것도 없고, 어려운 단어가 많이 나오는 사회나 역사 시간은 아이들에게 정말 고역인 거죠. 단어를 모르니 수업 내용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고, 이해가 안되니 수업에 대한 흥미는 급격히 떨어져 그저 버텨내야하는 의미 없는 시간이 됩니다. 영어 시간에 영단어의 뜻을 다시 우리말로 설명해야 한다니 말 다했죠.

최근엔 코로나로 수많은 공문들이 내려오고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등교와 방역수칙 등과 관련해 전달사항이 특히 많았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예전에 받아보던 '가정통신문' 같은 형태로 아이들에게 전달할 경우, 본인이 읽었다고는 하는데 더러는 등교 날짜조차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카드뉴스나 포스터 형식으로 다시 전달사항을 제작하면서 두 번 일하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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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은 아이들의 문해력이 포커싱 됐지만) 이는 비단 아이들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아무리 성인이라도 읽는 행위를 꾸준히 해오지 않았다면 어려움을 겪는건 매한가지죠. 많은 사람들이 영상매체에 익숙해지다 보니 점점 긴 글은 읽기 싫어하고 회피합니다. 방송에서는 이때문에 뉴스를 요약해주는 summary 산업이 커지고 있다고까지 하더라고요. 저는 현대인들이 '쓸만한 많은' 정보를 얻기엔 시간이 부족해서인줄로만 생각했는데 문해력 부족도 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사실 요즘들어 인터넷 기사가 좀 긴 것 같으면 스킵한다는 걸 스스로도 느끼던 차라 뜨끔하기도 했네요.ㅋㅋㅋㅋㅋ

 

 

(한 가지 인상적인 실험이 있었습니다. 다독가와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사람이 글을 읽을 때 전전두엽의 상태가 어떤지, 읽은 내용을 얼마나 기억하는지도 적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과는 당연하게도 다독가의 뇌가 훨씬 활성화 되어 있었고, 글의 세부적인 내용까지 더 잘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평소에 글을 잘 읽지 않는 사람의 경우엔 글을 읽는 행위 그 자체에 집중하고 능숙한 독서가는 갖고 있는 사전 지식과 글에서 읽는 지식과의 관계를 유추하는 상위과정이 더 잘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두뇌 활성도

이쯤 되면 문해력이 중요하단 건 동의 할 겁니다. 하지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매체가 있는데 '굳이' 글을 고집할 이유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거에요. 그래서 방송에선 영상, 오디오, 책을 접했을 때 뇌의 전전두엽 활성화 정도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실험을 했습니다. 결과는 예상대로 '영상 < 오디오북 < 책' 순. 우리는 글을 읽을 때 어려운 부분은 좀 더 집중해서 천천히, 쉬운 부분은 빠르게, 기억이 안나면 다시 돌아가기도 합니다. 전전두엽은 이렇게 사고를 통제하고 조절하는 고차원적 추론 능력을 담당하는데 글을 읽을 때 그런 상위 인지능력이 가장 활성화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EBS에서 해당 방송을 제작하면서 성인 883명을 대상으로 문해력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총 11문제를 15분간 풀면 되는데 궁금하면 <여기>에서 한 번 해보세요. 방송 보다가 궁금해서 저도 한 번 풀어봤는데 생각보다는 어려웠어요. 전 1개 틀렸는데 틀린 문제가 아직도 이해가 안되요..ㅠㅠ

아래는 883명의 테스트 결과입니다.

성인문해력테스트 결과

 

가끔 포털에 뜨는 기사 댓글 보다보면 내용과 관련없는 엉뚱한 주장을 하는 댓글이 있고 그걸 비꼬는 말로 난독이냐는 대댓글을 볼 수 있습니다. 방송을 보고 나선 이 엉뚱한 말을 하던 사람들이 진짜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헛소리를 했던건가 하는 생각과 함께 '금일'이란 말을 몰라 금요일인줄 알았다는 얘기는 그저 웃어 넘길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요성에 충분히 공감했다면 학창시절 공부를 놔버렸다고, 책 안 읽은지가 몇 십년인데, 내 나이가 몇인데 라는 말로 스스로 한계를 두고 그냥 지나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문해력은 근육 같은 것이라 후천적인 노력으로 충분히 단련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 모두의 문해력이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사유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더 깊이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