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6.20~22 杭州(항저우, 항주), 义乌(이우, 의오)] 프롤로그

15.11.20 작성

 

원랜 중국에서 여행 다닐 때 마다 일지를 쓰려고 공책도 샀고, 실제로 좀 적긴 했었는데, 이게 자필로 쓰다보니 다 써놓고 보면 뿌듯하지만 쓰는 과정에서 시간은 많이 소요되고, 소요된 시간에 비해 결과물이 많지 않으니 날 잡고 쓰지 않으면 힘들었다. 그래서 밀린 여행기가 벌써 여러개다. 따흑.

지금이 11월이니 벌써 여행 다녀온지 거의 5개월이 다 됐다. 그래서 사실 지금 이렇게 쓰는게 의미가 있을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기록을 남기는데 의의를 두기로 했다.


내가 현재 교환학생 생활을 하는 곳은 宁波(닝보, 영파)라는 곳으로 杭州(항저우, 항주)와 매우 가깝다. 기차타고 약 1시간 밖에 안 걸린다. 그러므로 방학에 가기보단 학기중에 가려고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다 6월 초에 휴일이 있어 그때 가려고 숙소도 보증금 걸어 놓고, 杭州행 기차표도 사뒀었다. 그런데 이게 왠걸 같이 가는 친구가 전전날 늦은 밤에 꼬지를 먹고 배탈이 났다.... 그 전 주에도 그렇게 밤 늦게 먹고 배탈이 났던 친구라 먹지 않는게 어떠냐고 내가 묻기까지 했거늘 꿋꿋이 먹고 들어오더니 여행 가기 전까지 다 낫지 않았다. 결국 여행취소.ㅠㅠ

 

여행 취소는 취소고 기차표를 환불받아야 했는데 학교 앞 기차표 사는 곳에선 환불 받을 수 없고, 기차역까지 가야했다. 당시 난 말을 잘 할 줄도 몰랐고, 간신히 내가 해야 할 말을 한다고 해도 중국인이 뭐라뭐라 따발총으로 얘기하면 一个句也听不懂...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그런 나에게 도저히 함께 기차역을 못 가겠다며 너무 미안하다고 혼자 갔다와달란 말을 들었을땐 정말이지 죽일까..?

 

그것보다 더한 건 날씨.ㅗ 그 때는 아마 미친듯이 덥고 습한 닝보의 여름.. 예약한 기차표 시간보다 먼저 도착해 退票를 해야했기에 수업 마치고 겁나게 서둘렀다.. 내 여권 챙기고, 친구 여권, 기차표 챙겨서 버스타러 겁나 뛰었다. 기차역에 도착해서도 창구까지 미친듯이 달렸다. 시간 넘길까 초조했던 것 까지 생각하면 진짜..... 부글부글. 이리와 넌 좀 맞자.

 

그렇게 난리를 치고난 후 뜻밖에 단오절이란 황금같은 하루가 생겨 6월 말 쯤에 드디어 항주를 갈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엔 지난번보다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 세계 최대규모의 도매시장인 义乌(이우, 의오)를 구경하고 오기로 했다.

그런데 杭州를 먼저 갈지 义乌를 먼저갈지 갈팡질팡 하던 중에 적절한 시간대의 杭州행 기차 좌석표가 매진됐다. 재고 따지다 보니 杭州를 먼저 가야 했고, 결국 입석표를 샀다.

 

난 왜 여행가기 전마다 이렇게 시련이...ㅋ 글을 적은 것 만으로도 굉장히 피곤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