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7.13~15 广州(광저우, 광주)] 프롤로그

이번에 광저우를 가게 된것도 순전히 우연이었다. 예전 제주 여행기에선가 한 번 말한적이 있는데 내 여행이 순탄하게 잘 굴러간적은 별로 없다. 늘 문제가 발생하고 당황하고, 식은땀 흘려주고, 해결하고의 과정은 거의 항상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내가 준비를 철저히 못해서 그럴때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이번이 그런 경우다. 천재지변에 의한 불가항력. Force Majeureㅋㅋㅋㅋㅋㅋ...

 

중국에서 만난 친구들과 여름 방학을 맞아 계림으로 6-10일 동안 여행을 갔다. 10일이 여행 마지막 날이었는데 한국에 태풍이 오고 있어 비행기가 결항될 수도 있단 얘기가 있었다. 우리 6명 중 2명은 10일 비행기, 난 11일, 다른 2명은 중국에 남아서 다른 지역을 더 보고 간댔고, 나머지 한 명은 닝보로 돌아간다 했던 걸로 기억난다. 여튼 태풍예보에도 10일에 귀국하는 2명은 결항되기 전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무사히 한국으로 갈 수 있었다. 그 친구들도 세잎했고, 난 다음날 오후니까 충분히 갈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담날 아침 확인하니 딜레이가 떠있었다. 차라리 결항이 되면 공항에 안가도 되는데 지연이라고만 뜨니 어쩔 수 없이 공항으로 갔다. 저렇게 몇시간동안 대기하다 가는 경우도 있기에.

 

공항에서 가서 얼마나 기다렸는지 기억도 안난다. 기다리다가 결국 캔슬이 떴고, 표를 예매했던 씨트립에 전화해서 결항표 취소하고 환불받고, 화장실에 갔다. 그때 티셔츠에 안경을 꽂아놨는데 몸을 숙이다 좌변기에 떨어뜨렸다. 하...

중국엔 참 다양한 변기들이 있다. 그중에 얘는 겉모양은 우리나라 좌변기랑 똑같은데 물 내려가는 구멍이 일자로 쭉 뚫려 있는 애였다. 시원한 물살과 함께 내 안경은 콸콸 떠내려갔다.ㅋ 믿을 수가 없었다. 안경 같은게 변기에 떠내려갔다는게. 심지어 다시 떠오르진 않을까 기다리기도 했음.ㅎ 안녕, 내 안경. 사요나라-☆★

 


허탈함을 뒤로 하고 게하를 예약하고 곧장 갔다. 방에서 다시 짐을 내려 놓고 쉬고 싶었지만 쉴수가 없었다. 비행기 예약부터 다시 해야했기에. 계림에서 출발하는건 마땅한게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광저우 출발 비행기를 찾았는데 광저우까지 간김에 하루는 있어야지 싶어 2박 3일간(첫날은 밤도착이라 잠만) 구경을 하기로 했다. 그러고 나니 이젠 계림에서 광저우까지 기차표가 필요하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중국은 예매한 바우처가 있다고 그냥 기차를 탈 수가 없다. 기차역에서 무조건 실물표로 바꿔야하는데 외국인은 무인발권기?에서 할 수가 없다. 그 기계는 중국인 신분증밖에 인식을 못한다.ㅠㅠ 그래서 창구로 가야하는데 줄이 항상 길다. 어느 기차역엘 가도. 무인기에서 하면 중국인들도 편할텐데 왜 거기에 줄서서 사람한테 하는지 모르겠다. 창구엔 줄이 엄청 긴데 기계 앞엔 심지어 한 명도 없을 때도 있다. 그런데도 창구에 서있다. 이해 할수없는 부분. 여튼 당일에 하면 빠듯할 수 있어서 예매한 날 표를 받으러 미리 갔다.

 

이제 남은건 남은 날 동안 입을 옷 빨래하고, 계림에 남아있던 친구랑 연락해서 저녁 먹기. 딜레이됐다가 캔슬 뜨는 바람에 하루가 통으로 날아갔다. 그 더위에 참으로 파란만장한 하루였다. 수고했어, 나 자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